폭염 속 노인 보행기 사고, 시민 신고자의 현실과 고민
지난 월요일, 한낮 기온이 34도를 훌쩍 넘는 찜통더위였습니다.
오후 2시쯤, 도로와 인도를 구분하는 높은 턱 위에서 70대 정도로 보이는 할머니가
노인 보행기를 힘겹게 끌고 이동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걸음은 느리고 힘겨워 보였고, 땀으로 젖은 얼굴에는 고통이 역력했습니다.
그러던 순간, 할머니가 중심을 잃고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보행기는 뒤로 넘어가며 금속과 바퀴가 부딪히는 소리가 났고,
저는 심장이 멎는 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주변에는 사람 한 명 없었고, 할머니는 스스로 일어날 힘조차 없어 보였습니다.
저는 주저하지 않고 즉시 119와 112에 신고했습니다.
손은 떨리고 숨은 가빠왔지만, 마음속에는 “가만히 있으면 더 큰 사고가 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주변에 아무도 없어 책임감과 긴장감이 모두 저에게 몰린 듯했습니다.
구조대가 도착해 할머니를 병원으로 모시는 동안, 저는 뒤에서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고만 했을 뿐인데도 긴장감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며 마음이 무겁게 짓눌렸습니다.
그런데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할머니 지갑이 분실되었다며, 제가 참고인으로 바쁜 와중에도
오라, 가라 하면서 조서를 받으러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저 길을 지나가다 도움을 준 것뿐인데,
억울하게 의심받고 피로까지 느끼는 현실에 순간 분노와 피로감이 동시에 밀려왔습니다.
폭염 속 노약자가 보행 중 쓰러지는 사고는 매년 반복됩니다.
시민 신고가 생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지만,
신고자의 선의가 오히려 부담과 피로로 돌아온다면 앞으로
누가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을까요?
📌
앞으로 그냥 모른 척하고 가야 되는 걸까?
여러분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